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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력한 엘니뇨로 5년간 5300조원대 경제 손실 발생”
엘니뇨 발생국가 56% 5년간 GDP 감소
동태평양선 홍수, 서태평양선 가뭄 초래
“세기말 까지 11경원 손실…개도국에 집중”
엘니뇨가 발생할 경우 5년 동안 수조달러 대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슈퍼 엘니뇨가 강타한 지난 2016년 아르헨티나 파라나시토 지역이 홍수로 물에 잠겼다. [AP]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기후 변화로 지구촌 곳곳에서 기상 이변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점차 강해지는 엘니뇨 현상으로 향후 5년 동안 5300조원 이상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이러한 경제적 타격은 소득이 낮은 저개발 국가에 집중돼 국가 간 경제력 격차 심화도 우려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현지시간) 사이언스저널에 발표된 다트머스 대학 연구팀의 연구를 인용해 앞으로 몇달 안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엘니뇨의 영향이 수년에 걸쳐 지속되고 5년 간 세계 경제에 4조달러(5323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은 올해 해수 온도가 이미 사상 최고치를 기록함에 따라 올해 후반에 동태평양 해수 온도가 2도 이상 높아지는 슈퍼 엘니뇨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슈퍼 엘니뇨가 발생한 지난 2016년 인도 오스만 사가르 호수가 모두 메마른 모습 [AP]

엘니뇨는 통상 2~7년을 주기로 상대적으로 낮았던 열대 동태평양의 해수 온도가 6개월 이상 높은 상태로 유지되는 현상을 말한다. 태평양 동쪽에서 서쪽으로 부는 무역풍이 약해지면서 서태평양의 따뜻한 해수가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발생한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전지구적으로 기온이 섭씨 0.2도 가량 상승한다. 동태평양의 따뜻한 해수가 대기에 막대한 열과 수증기를 대기에 공급하기 때문이다. 이 열과 수증기는 저기압이 형성된 중남미 지역에는 폭우와 홍수를 야기하고 반대로 고기압이 형성된 아시아와 북아메리카, 호주, 아프리카엔 비가 오지 않아 가뭄이 든다. 다른 지역에서도 홍수와 흉작, 열대성 질병의 급증과 어족 자원 감소로 경제적 손실을 피할 수 없다.

연구팀은 1960년부터 2019년까지 엘니뇨 현상이 발생한 해와 반대로 라니냐가 발생한 해의 각국 1인당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56%의 국가에서 엘니뇨 현상이 발생한 이후 5년 동안 경제 성장률이 크게 낮아졌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1982~1983년과 1997~1998년에 발생한 엘니뇨 이후 세계 경제 활동을 조사한 결과 엘니뇨 발생 이후 5년간 세계 경제에 각각 4조1000억달러(5460조원)와 5조7000억달러(7591조원)의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시기 대규모 금융 위기의 효과를 배제하더라도 장기적인 GDP 감소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엘니뇨 발생 시 미국의 GDP는 엘니뇨가 없을 때보다 3% 감소했고, 페루나 인도네시아 같은 열대 국가는 GDP가 10% 넘게 감소했다.

저스틴 맨킨 다트머스대학 지리학 조교수는 “날씨와 기후 위험이 에너지와 운송 부문에 영향을 미친다면 이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세계 경제에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우리는 생각보다 더 기후 변화에 훨씬 더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이같은 경제 손실은 엘니뇨 발생 지역과 근접해 있는 개발도상국에서 주로 발생했다. 연구팀은 1998년 엘니뇨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페루의 평균 소득이 2004년에 실제보다 19% 더 많은 1246달러에 달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외에도 에콰도르, 브라질,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열대 국가들은 엘니뇨 발생으로 1인당 GDP가 5~1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현재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달성되더라도 2020년부터 2099년까지 약 84조달러(11경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며 “페루, 에콰도르, 인도네시아 같은 국가에서는 전세계 평균보다 훨씬 더 큰 손실을 경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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