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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남 칼럼] ‘한인회장 무후보 사태’ 해결해야 한다

애틀랜타 한인사회에 사상 초유의 사건이 일어났다. 오는 11월 차기 한인회장 선거를 앞두고 출마자가 한사람도 없는 것이다. 필자도 애틀랜타에서 40년 가까이 살았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

LA, 뉴욕에 이어 3번째로 큰 애틀랜타 한인사회에서 이런 일은 이례적이다. 한인회장 선거가 치열하고, 과열되다 못해 분쟁이나 법정투쟁까지 가는 타주 한인사회와 정반대 현상이다.

왜 이런 특이한 상황이 발생했는가. 애틀랜타 한인들이 ‘양보의 미덕’을 보였다고 생각하기엔 무언가 허전하다. 필자가 생각하기엔 차기 한인회장이 져야 할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아무도 나서지 않는 것이라고 본다.

필자도 한인회장을 역임한바 있지만, 옛날에는 돈이 많이 없어도 한인회장을 했고 한인회가 굴러갔다. 능력과 의욕있는 인사가 한인회장을 하겠다고 나서면, 지역사회에서 ‘후원의 밤’을 개최해 금전적으로 지원해줬다. 2년이란 기간 동안 월급도 안받고 봉사하는 한인회장을 응원하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이번 한인회장 후보는 부담이 너무 커졌다. 일단 금전적 부담이 문제다. 과거 3만5000달러였던 후보 공탁금이 이번 선거에는 5만달러로 인상됐다. 물론 공탁금 액수가 많건 적건 간에, 선거를 치르기 위한 비용은 꼭 필요하다는 사실은 인정한다. 그러나 공탁금을 5만달러로 인상하고, 선거가 끝나도 돌려주지 않기로 정한 것은 아쉽다.

이런 상황에서 한인회장에 출마하면 일단 5만달러가 있어야 하고, 만약 경선이 되면 추가 비용이 필요하다. 당선이 돼도 한인회 운영에 돈을 써야 한다. 결과적으로 금전적 능력이 없는 사람은 아예 출마도 할수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후보공탁금 5만달러 전액을 돌려주지 않는 것도 재고해봐야 한다. 현 한인회 회칙에 따르면 선거후 출마자에게 공탁금의 절반을 돌려주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차기 한인회장으로 선출돼도 부담은 계속 이어진다. 일단 거대한 한인회관을 보수하고 리모델링하는 과제가 있다. 한국학교의 지분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의욕과 능력만으로 한인회장 혼자 헤쳐나가기엔 이 모든 과업이 너무 부담스럽다. 결과적으로 이번 한인회장 선거는 유능한 사람도 나오지 못할 정도로 문턱이 높아진 셈이다.

이상한 상황은 후보등록 마감 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한인회장 출마자가 없어 등록 마감을 일주일 연장했는데도 후보가 없는 상황이다. 한인회 회칙대로 유권해석하자면, 여기서 선거관리위원회의 역할은 끝난 것이다. 선관위는 선거에서 손을 떼고, 한인회는 임시이사회를 소집해 이 유례없는 상황에 대해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 또 한인회 자문위원회, 전직 한인회장단 회의도 개최해 중지를 모아야 한다. 그런데 후보등록 마감후 한달 가까이 아무런 움직임이 없고 조용하다. 이상한 일이다.

아무리 특이한 상황이라지만 한인회장은 있어야 한다. 애틀랜타 한인사회는 그동안 갖가지 고난을 거쳤지만 무사히 극복해 오늘에 이르렀다. 지금이라도 훌륭한 사람을 회장으로 선출하기에 늦지 않았다.

누구를 한인회장으로 뽑기를 논의하기 전에 먼저, 차기 한인회장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자. 차기 한인회장에게는 중요한 과제가 주어져 있다. 필자는 그것을 ‘한인사회 소프트웨어’ 구축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한인사회는 전국 최대 규모 한인회관이라는 ‘하드웨어’를 갖고 있다. 차기 한인회장은 이같은 하드웨어를 잘 활용할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야 한다.

필자가 생각하는 소프트웨어란 ▶정치력 신장 ▶한인회 50년 역사 편찬 ▶한인사회 인구조사 실시 ▶한인회관 리모델링 실시라고 생각한다. 이제 3년만 있으면 애틀랜타 한인회 창립 50주년이 된다. 한인회 역사를 편찬하고, 한인사회 인구조사를 실시하기에 좋은 기회다. 6년전 은종국 한인회장이 실시한 인구조사에서, 애틀랜타 한인인구는 총 8만3000명이었다. 그러나 최근 기아·현대 자동차 임직원과 유학생이 증가해, 한인인구는 더욱 증가했을 것이므로, 새로운 인구조사는 꼭 필요하다.

한인회관 리모델링 작업도 막중한 과제다. 아직 텅 비어있는 한인회관 2층을 리모델링하고 이벤트나 수익사업을 벌여 재정을 안정화시키기 위해서는 한인회장의 결단력이 필요하다. 이같은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 차기 회장은 한인사회에 경륜있고 존경받는 인물이 해야 한다고 믿는다. 부디 훌륭한 인재가 나와 한인회장 역할을 수행해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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