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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자 기고] 길을 버리니 길이 보이네

무엇이었나 산다는 것은, 실타래같은 삶의 그림자들이 나를 힘들게 한날 어디론가 훌쩍 길을 떠나고 싶었다. 길아닌 길위에 바람처럼 나하나를 데리고 길을 떠났다. 햇볕이 쏟아진 이름없는 지구 한 모퉁이를 바람처럼 떠돌며 방황했었다. 세상 풍경, 글이 아닌 무한정 자유함이 좋았다. 어딜가나 자연이 시를 쓰고 작은 미물 사람은 자연의 소리를, 그림을 읽으면 된다. 진정한 경전은 자연이었다. 종교도 없고 이념도 없는 자연은 있는 그대로 스승이요, 지혜의 보고였다.

세상 감옥에 수인이 된 나를 탈출하는 것이 길위에서 나를 힘들하였고 나를 얽어맨 수인같은 감옥이었다. 세상의 제도에 갇힌 나를 버리는 일은 내 한생의 괴로움이요, 잔인한건 이념이었다. 학교에서 배운것들, 문명이란 제도에 길들인 나는 얼마나 많은 것을 잃고 살아왔는지 긴 방황이 서성이고 있었다. 세상이 가르친 문명이나 제도에 얽매인 인간은 인습에 젖은 욕망의 덩어리였다. 눈을 흐리게하는 방해물을 걷어내고 내 눈으로 세상 풍경 있는그대로를 보는 눈이 흐렸다.

대상과 나, 경쟁, 기계속에 감추인 사람의 눈에는 세상에 펼쳐져 있는 자연의 풍경을 읽는데는 시간이 많이 걸렸다. 내가 배운 ,사상이 제도가 나를 옥쇄처럼 얽어매고 나의 강한 자아는 깨달음의 감옥이었다. 나의 눈은 멀었고, 자연속의 무궁한 보고, 있는 그대로의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는데는 많은 시간을 길 위에서 허비했다.

“나를 벗은자 자연이다.” 그 누가 스스로의 생각을 이루리--현실은 아무리 쳐다보아도 내가 없어진 뒤의 허무한 그림자였다. 무수한 우주에 가득한 자연의 문자를 읽는데는 문명이란 제도의 감옥일뿐이다.



“더 많이 배워라, 더 많이 소유하라, 똑똑해지고 싶으면 학교에서 일등해라” - 수 많은 정보에 쌓여 허우적 거리다 기계속에서 작은 부품이되어 살다간다. 나의 진심을 감추고 세상이 만든 꼭두각시로 세상이 이끈 어떤 힘이 나를 끌고 간다. “왜?”라고 물으면 이미 힘을 잃고 승자가 아닌 패자가 되어 이땅의 한 세력 마저 잃는다. 꿈꾸나? 너 아직도, 현실이야 - 매정한 이 시대가 앗아가 버린 나의 꿈은 단 한번도 생각을 이루지 못하고 깊이 잠들었고 나의 꿈은 깊은 꿈속에서나 배개하고 잠들었고 꿈을 깨면 차디찬 현실이었다. 나의 꿈은 잠든 주인공이 키워온 꿈속의 꿈이었다. 나의 꿈은 아침 햇살에 익사해버린 작은 이슬 방울 시의 눈물이었다. 해방 70년, 나 자신 한생의 이야기요, 돌아보니 귀밑머리 백발이요, 허무함 뿐이다. 무얼하며 살았나, 수많은 타협을 마음에도 없는 말을 허용하며, 인정하며, 수인처럼 자아의 감옥 속에 묻혀 살았다. 눈을 떠보니, 내가 세월을 사는게 아니라, 세월속에 묻혀 잊혀진 내가 살고 말았다. 인간사의 역사의 슬픔, 따져서 무엇하랴… 잊고 그냥 살라고한다.

70년 세월 동간난 조국의 슬픔도 이제는 더이상 슬픔이 아니다. 잘살면 된다는 소유속의 빈곤, 내 조국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조국 해방 70년 우린 무엇을, 어떻게 살았나, 허무함이 가슴 후빈다. 이제는 동강난 조국 분단의 설움에 섧게 우는자도 없다. 삼·팔·선, 그곳에선 수많은 시가 울고 가슴이 울고, 사람의 가슴이 울었다. 잔인한건 사람뿐이다. 걸어서 하룻길, 사랑하는 사람을 눈앞에 두고 만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내 조국의 한맺힌 그 이야기는 이제는 하나의 전설처럼 타인의 이야기인가. 잔인한건 사람이다. 한갓 들 짐승도 삼팔선 넘어에 새끼를 낳고는 하루밤도 잠을 이루지 못할것이다. 두만강물 흘러서 하룻밤 한강물과 합류한다. 북한의 철새는 새볔같이 철조망을 넘어 남쪽의 소식을 물고 돌아 온다. 이름 없는 들꽃들이 피고 지는 피의 철조망, 그곳은 식물의 천국이다. 꽃과 나비, 흐르는 바람 소리 자유함 누리는데 사람은 왜 못가나 - 오늘의 지구에 남은 슬픈 전설같은 내 조국의 이야기는 너와 나,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사람아, 사람아, 우린 과연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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